여성누드
아르카익과 고전기 그리스 조각에 나타난 여성 입상은 대체로 옷을 입고 있거나 과다한 장식을 하고 있으며, 그 중 다수는 채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헬레니즘가에 와서는 조각을 통해 서정적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 유행하면서 신화 속 여신이 누드 조각으로 재현되게 되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 여신이 아름다움의 신 비너스이다.
크니디안 비너스
프락시텔레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크니도스 시민들이 구입했던 비너스의 누드상 이다. 그 조각상은 아름다움, 다정한 시선, 표현의 찬란한 광휘와 환희로 인해서 대단한 찬사를 받았으며 찬양하는 시들이 쓰여졌고, 그 중 하나는 여신 스스로 프락시텔레스는 도대체 어디에서 벌거벗은 나를 보았는가? 라고 외치고 있다고 가정한다. 남자들은 조각과 사랑에 빠졌으며 또 열광적인 수집가였던 비타니아의 왕인 니코메데스는 너무도 그것에 메료된 나머지 크니디아의 공공 부채 전부를 그것과 교환 조건으로 탕감해 주겠다고 제의 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니도스인들은 현명하게도 그 제의를 거절했다. 현재 그 조각상은 유실되었고 우리가 보는 이 작품은 로마 시대의 복제품이다. 원작은 빰에 부드러운 홍조를 띠도록 채색되었고 눈에는 멋지게 다정한 시선을 부여하여 모조품과는 아주 다른 모습의 작품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프락시텔레스는 폴리클레이토스가 창안한 큰 트라포스토를 여성의 형태에 재치있게 적용시켰다.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 어깨를 늘어뜨려서 신체를 단축시킨 쪽을 유힘히 보면, 그 반대 쪽에는, 이완된 다리와 연결되는 엉덩이가 처져있고 천을 잡은 팔의 어깨가 올라가서 몸체의 선에 연장되어 있다. 내적인 조화, 살아 있는 유기체의 균형, 자유와 휴식 느낌의 효과는 이 작품을 관능성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이 작품은 형태와 세부에서 뿐만 아니라 동작에 있어서도 자연주의적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목욕을 하기 위해 막 옷을 벗어버린 듯이 아주 가볍게 자신의 옷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목욕물은 그녀 왼쪽 항아리에 준비되어 있으며 둔하게 늘어뜨린 천과 단단한 하이드리아는 신체의 부드럽고 생생한 형태와 멋진 대비를 이룬다. 여신은 오른손을 자기 생식기 앞에 대고 있다.
이것은 정숙함의 몸짓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비너스 상이기 때문에 그녀가 막 시작하려고 하는 목욕이 단순한 일상사가 아니라 어떤 의식상의 목욕인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손동작은 그녀가 자기 힘의 원천을 가리키고 있다고 보여진다. 자연스런 외관과 종교적 의미를 우아하게 통합시킨 것은 프락시텔레스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다.
멜로스의 비너스
또한 이 시기의 비너스 상들 중 가장 유명한 멜로스의 비너스는 멜로스 섬에서 발견되었기 때무에 그렇게 불린다. 다소 후기에 만들어진 여러 비너스와 큐피드 상에 속하는 일부이겠지만 프락시텔레스가 이루어 놓은 업적과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옆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여기서 우리는 이 조각가가 아름다운 육체를 모델링할 때 사용한 명료성과 단순성 그리고 거칠거나 모호한 점이 하나도 없이 신체의 주요 부분을 구분해서 보여지는 방법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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